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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반도체 전설의 시작 (혁신 경험, 초격차 전략, HBM 위기)

by illpyeon 2026. 4. 20.

저는 90년대 중반, 집에 처음 생긴 컴퓨터 앞에 앉아 부팅 화면만 3분 넘게 바라보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SSD로 교체한 뒤 10초 만에 바탕화면이 뜨던 순간, 말 그대로 멈칫했습니다. 삼성전자가 50년에 걸쳐 쌓아온 반도체 혁신이 제 책상 위에서 이렇게 느껴졌습니다. 그 경험과, 지금 마주한 냉정한 현실을 같이 풀어보겠습니다.

디스켓
이거 아직 가지고 계신 분 있으실까요

디스켓에서 마이크로SD까지, 제가 겪은 속도의 혁신적인 경험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삼성전자가 1983년 이병철 선대회장의 '동경선언' 이후 단 6개월 만에 64Kb D램을 개발했다고 처음 들었을 때는 그냥 교과서 속 숫자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1992년 64Mb D램 세계 최초 개발 이후 제 일상이 바뀌는 속도를 보면서, 그게 단순한 기록 경쟁이 아니었다는 걸 체감했습니다.

여기서 D램(DRAM)이란 컴퓨터가 현재 작업 중인 데이터를 임시로 저장하는 메모리로, 용량이 클수록 프로그램이 버벅이지 않고 빠르게 실행됩니다. 수백 장의 사진을 담으려고 디스켓을 수십 장 갈아 끼우던 시절을 기억하는 분이라면 이게 얼마나 중요한 도약이었는지 바로 아실 겁니다.

제가 직접 겪어보니, 변화의 체감은 숫자보다 훨씬 극적이었습니다. 손톱만 한 마이크로SD 카드 하나에 수천 장의 사진이 들어가던 그 순간은, 삶의 밀도 자체가 달라지는 경험이었습니다. 2013년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양산에 성공한 V-NAND가 그 배경에 있었습니다. V-NAND(Vertical NAND)란 메모리 셀을 평면이 아닌 수직으로 수백 층 쌓아 올리는 3차원 적층 구조로, 같은 면적에서 훨씬 많은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게 해줍니다. SSD의 폭발적인 보급을 이끈 핵심 기술이 바로 이것입니다.

특히 PC 게임을 즐기던 분들에게 삼성 메모리는 일종의 신앙이었습니다. 고사양 게임이 끊길 때 "삼성 램 하나 더 꽂아"라는 말은 실제로 효과가 있었고, 그 확신이 브랜드 신뢰로 굳어졌습니다.

3나노

3나노 GAA 양산, 그런데 왜 갤럭시는 뜨거울까

2022년 삼성전자는 업계 최초로 GAA 기술을 적용한 3나노 공정 양산에 성공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저도 그 뉴스를 봤을 때 꽤 흥분했습니다. 그런데 직접 써보니 조금 달랐습니다.

여기서 GAA(Gate-All-Around)란 트랜지스터의 게이트가 채널 사방을 감싸는 구조를 말합니다. 기존 FinFET 방식보다 전류 제어가 정밀해져 전력 효율과 성능을 동시에 높일 수 있는 차세대 파운드리 핵심 기술입니다. 파운드리(Foundry)란 다른 기업이 설계한 반도체를 위탁받아 생산하는 사업 모델로, 삼성전자는 현재 이 시장에서 TSMC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세계 최초 GAA 양산이라는 타이틀과 달리, 엑시노스(Exynos) 프로세서를 탑재한 갤럭시 스마트폰은 발열과 수율 문제로 꾸준히 도마에 올랐습니다. 수율이란 생산된 반도체 중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제품의 비율을 뜻합니다. 수율이 낮으면 같은 재료와 시간을 투입하더라도 팔 수 있는 제품이 줄어들어 수익성이 직격탄을 맞습니다. '빛 좋은 개살구'라는 말이 IT 커뮤니티에서 농담처럼 퍼진 데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2025년 말 기준 약 4~10% 수준으로 추정되는 반면, TSMC는 약 70%를 장악하고 있습니다(출처: TrendForce). 숫자만 보면 격차가 얼마나 큰지 바로 느껴집니다.

삼성전자 vs SK하이닉스

HBM 시장의 역전, "삼성이 2등이라고요?"

제 경험상 이건 좀 충격적인 반전이었습니다. HBM 시장에서 삼성이 SK하이닉스에 주도권을 내준 사실을 처음 접했을 때, 주변에서 "에이 설마"라는 반응이 훨씬 많았습니다. 그만큼 '삼성=1등'은 일반인들에게 공리처럼 굳어 있었습니다.

HBM(High Bandwidth Memory)이란 고대역폭 메모리의 약자로, 여러 개의 D램 칩을 수직으로 쌓고 미세한 구멍(TSV, Through Silicon Via)으로 연결해 데이터를 초고속으로 처리하는 메모리입니다. AI 연산에 필요한 대용량 데이터를 GPU가 빠르게 읽고 써야 하기 때문에, 엔비디아(NVIDIA) 같은 기업들이 가장 목말라하는 핵심 부품입니다.

AI 열풍이 본격화되면서 HBM 수요가 폭증했는데, 삼성전자는 이 변화에 한발 늦게 반응했습니다. 그 결과 엔비디아는 HBM3E 공급처로 SK하이닉스를 먼저 선택했고, 삼성전자는 주요 고객사를 경쟁사에 내주며 추격자 신세가 되었습니다. 반도체 업계 시장 조사 기관의 분석에 따르면, AI 가속기용 HBM 시장은 2025년부터 2027년까지 연평균 3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출처: IDC).

지금 삼성전자가 HBM3E와 HBM4 개발에 사활을 거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단순히 점유율 싸움이 아니라, AI 시대의 핵심 공급망에서 퇴출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배경에 깔려 있습니다.

삼성전자가 당장 해결해야 할 과제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HBM4 양산 수율 확보 및 엔비디아 공급망 재진입
  • 2나노 파운드리 공정 안정화와 애플, 퀄컴 등 대형 고객사 유치
  • 엑시노스 프로세서와 ISOCELL 이미지 센서의 경쟁력 회복
  • 10나노 이하 D램 및 300단 이상 V낸드 기술 선점으로 초격차 유지

"동경선언의 절박함"이 지금 필요한 이유

저는 개인적으로 삼성전자의 현재 위기가 '기술 실패'보다 '태도의 실패'에 가깝다고 봅니다. 30년 넘게 D램과 낸드플래시 시장 1위를 유지하면서, IDM(종합 반도체 기업)으로서 설계와 생산을 모두 수행하는 독보적인 지위가 오히려 시장 변화에 대한 감각을 무디게 만든 게 아닐까 싶습니다. IDM이란 반도체 설계(팹리스)와 생산(파운드리)을 모두 자체적으로 수행하는 기업 모델로, 삼성전자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메모리 가격 결정권을 쥐고 있다는 자신감이 혁신보다 양산 효율 최적화에 집중하게 만들었고, 그 사이 AI라는 게임 체인저가 시장의 판을 완전히 바꿔버렸습니다. 수치상 1위에 안주하는 사이 질적 판도가 바뀐 것입니다.

2026년은 삼성전자에게 분수령입니다. 2나노 파운드리 공정의 수율을 실질적으로 확보하느냐, HBM4에서 엔비디아에 의미 있는 공급 성과를 만들어내느냐가 향후 5년의 방향을 결정할 것입니다. 1983년 동경선언 때 "해보지도 않고 안 된다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했던 그 절박함이 지금 다시 필요한 시점입니다.

삼성전자 주주이거나 이 기업의 동향이 궁금하다면, HBM4 고객사 공급 계약 소식과 2나노 수율 관련 실적 발표를 주의 깊게 살펴보시길 권합니다. 과거의 영광보다 지금의 실행력이 훨씬 중요한 때입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바탕으로 작성된 것이며, 투자나 전문적인 금융 조언이 아닙니다. 투자 결정은 반드시 본인의 판단과 전문가 상담을 통해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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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https://namu.wiki/w/%EC%82%BC%EC%84%B1%EC%A0%84%EC%9E%90/%EC%97%AD%EC%82%A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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